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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사

리퍼트 미국 대사 습격한 김기종은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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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7월 일본 대사에게 콘크리트 조각 던져 실형
‘키리졸브 연습’ 비난하는 등 평소 반미 운동과 발언
기자와 대화 도중 테이블 엎으려 하는 등 과격행동도


김기종씨 페이스북

5일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를 흉기로 습격한 피의자 김기종(55)씨는 최근 한미연합군사령부가 실시하고 있는 ‘키리졸브 연습’과 ‘독수리 훈련’를 비판하는 글을 올리는 등 평소 반미 운동과 발언을 해온 인물이다.

김씨는 지난 2일 밤 11시47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오늘부터 시작하는 ‘키리졸브·독수리 훈련’의 문제점은 심각하다”며 “일단 남북 서로가 신년사에서 밝혔던 대화 분위기가 얼어붙었다. 훈련이 끝나는 4월 말까지 대화가 이뤄질 수 없는 분위기”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1992년 북-미간 회담을 앞두고 ‘팀스피리트’ 훈련을 중단했던 것처럼 지금이라도 군사훈련 범위를 제한, 축소하고 훈련 기간을 단축한다면 북에서도 이에 상응하는 조치를 선택하리라 보는 것은 무리일까”라고 덧붙였다.

김씨는 이 글과 함께 지난달 24일 미국대사관 앞에서 “남북 대화 가로막는 전쟁훈련 이제 그만”이라는 손팻말을 들고 시위하는 사진을 게재하기도 했다. 김씨는 지난 3일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글에서도 같은 취지의 주장을 하면서 “설날 이산가족 상봉이 무산된 이유는 키리졸브 연습과 독수리 훈련 탓”이라고 밝혔다.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열린 민화협 초청 특별강연회에서 마크 리퍼트 주한미국대사를 흉기로 습격한 우리마당 김기종 대표가 종로경찰서에 연행, 들것에 실려 병원 이송준비를 하고 있다. 사진 공동취재단.

하지만 김씨가 SNS와 블로그, 각종 커뮤니티 게시판 등에 올린 글들을 보면, 대체로 논지가 맞지 않는 것들이 많다. 그가 운영하는 블로그 ‘우리마당’에는 “말로만의 통일, 소원으로서의 통일이 아닌, 실천으로서의 통일문화운동, 즉 우리 민족 전래의 문화를 통한 남북의 이질화를 극복, 동질성을 통해 민족의 화해와 협력을 모색하고자 함”이라는 프로필이 적혀 있다. 그는 지난해 12월 올린 글에서 “‘우리마당 독도 지킴이’는 독도를 북에 개방하자고 끊임없이 요구했다”며 “북이 1998년 말 금강산을 개방한 이후 ‘그리운 금강산’이 ‘가보고 싶은 금강산’이 되었고 따라서 이북 동포들도 ‘홀로아리랑’의 독도를 슬퍼하지 않게”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자신을 ‘독도지킴이 대장’이라고 밝힌 김기종(오른쪽)씨가 2010년 7월7일 저녁 7시30분께 서울 중구 한국언론회관에서 강연을 마치고 질문을 받으려던 시게이에 도시노리 주한 일본 대사를 향해 한 차례 돌을 던진 뒤 시게이에 대사가 이를 피하자 다시 돌을 던지려 하고 있다. 화면 갈무리

김씨는 앞선 2010년 7월에는 임기를 마치고 떠나기 전 ‘한일 공동 번영’을 주제로 특별강연을 한 시게이에 도시노리 주한 일본대사에게 지름 약 10㎝와 7㎝ 크기의 콘크리트 조각을 던져 ‘외국 사절 폭행죄’로 징역 2년·집행유예 3년형을 선고받은 적이 있다. 그는 2014년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이 사건에 대해 “애초에 일본 대사를 해칠 생각이 전혀 없었다. 질의 응답 시간에 일어나 독도를 다케시마로 부르면서 어떻게 동북아 평화를 예기하고 한일 공동 번영을 얘기할 수 있는지 얘기해달라며 질문을 하다 도중에 마이크를 빼앗기고 끌려나가는 순간 우발적으로 일어난 사건”이라고 해명했다.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열린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 주최 조찬 강연회 장소에서 마크 리퍼트 주한 미대사를 흉기로 습격한 우리마당 대표 김기종(55)씨가 2월 24일 서울 광화문 미대사관 앞에서 열린 한미연합 전쟁연습 대북 전단살포 중단 촉구 기자회견에 참석해 남북대화 가로막는 전쟁훈련 이제 그만 이라고 적힌 손팻말을 들고 있는 모습. 탁기형 선임기자 khtak@hani.co.kr

그는 이어 “돌을 가져간 것은 대사 앞에 그 돌들을 내보이며, 일본이 독도를 일컫는 다케시마가 이런 돌로 된 섬인데 어찌 대나무가 자란단 말이냐는 얘기를 하기 위해서였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 해명은 김씨가 또다시 미국 대사를 흉기로 공격하면서 신뢰를 잃게 됐다.

김씨는 지난 2007년에는 <한겨레> 기자와 만나 자신이 만든 ‘우리마당’ 사무실 등이 여전히 정보기관에 의해 “사찰당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사찰의 정황과 근거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아무런 구체적인 증거를 제시하지 못했다. 이에 기자가 “지금 상황에서 취재와 기사 작성이 어려울 것 같다”고 말하자 순식간에 격분해 알아듣기 어려운 말을 중얼중얼하며 커피숍 테이블을 뒤집으려 하다 제지를 당하기도 했다.

김씨는 2014년 <독도와 우리, 그리고 2010년>이라는 책을 펴내기도 했다. 그는 “독도사랑운동은 곧 민족통일운동”이라며 “독도야말로 남과 북이 한목소리를 낼 수 있는 공통의 관심사이며, 남북이 하나가 돼야 비로소 독도를 제대로 지킬 수 있고, 이를 통해 통일로 나아갈 수 있기 때문”이라고 책을 펴낸 취지를 밝혔다. 그는 지난 2007년 경상북도 울릉군 독도리 38번지로 자신의 주소지를 옮겼다는 사실을 블로그 등을 통해 공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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