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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형제의 亂' 얽히고설킨 가족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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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주, 누나 신영자와 동맹
누나, 계열사 지분 적지만 신격호 회장을 밀접 보좌
"辛회장 귀 붙잡고 있다" 소외된 장남에 감정 애틋

-長男 동주와 次男 동빈
일본인 어머니 소생
장남은 在美교포와 결혼, 차남 아내는 日명문가 출신

신동주(61) 전(前)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은 29일 오후 10시 일본에서 귀국하면서 밝고 여유로운 표정이었다. 불과 이틀 전 아버지 신격호(93) 총괄회장을 동원해 동생인 신동빈(60) 롯데그룹 회장으로부터 일본 롯데홀딩스 경영권을 되찾으려다 실패한 사람의 표정 같지 않았다. 동빈씨가 일본에 남아 주주관리를 하고 있는 반면, 동주씨가 이날 귀국한 것은 가족들의 응원을 바탕으로 여전히 경영권 탈환을 할 수 있다는 기대를 버리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998년 신격호(왼쪽에서 둘째) 롯데 총괄회장이 고향인 울산 둔기리에서 가족들과 찍은 사진.
단란했던 신격호 회장 가족 - 1998년 신격호(왼쪽에서 둘째) 롯데 총괄회장이 고향인 울산 둔기리에서 가족들과 찍은 사진. 왼쪽부터 두 번째 아내인 일본인 시게미쓰 하쓰코(重光初子)씨, 신 총괄회장, 신동주 전 롯데 홀딩스 부회장 아들 정훈, 맏딸 신영자 롯데장학복지재단 이사장, 장남 신동주 전 부회장, 큰며느리 조은주, 차남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장녀 규미, 신 회장, 둘째 며느리 시게미쓰 마나미, 신 회장 아들 유열, 차녀 승은씨다. 이번 분쟁을 예견하듯 신동주 전 부회장 가족과 신동빈 회장 가족이 조금 떨어져 앉아있다. /서울신문 제공
동주씨가 27일 '경영권 쿠데타'를 위해 신 총괄회장과 함께 일본으로 갈 때 누나인 신영자(73) 롯데복지재단 이사장이 동행했다. 신 총괄회장의 5촌 장(長)조카인 신동인(69) 롯데자이언츠 구단주 대행도 함께했다. 이들은 신 총괄회장과 가장 가까운 혈연들로, 한국 롯데그룹에서 동빈씨와 함께 경영을 해왔지만 형제간 분쟁에서는 줄곧 일본 롯데에 머물러온 동주씨 편에 섰다. 누나와 장남이 한편이 돼 차남과 대립하는 구도가 된 것이다. 신 이사장은 그룹 계열사 지분은 많지 않아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수는 없는 처지이지만, "아버지의 귀를 붙잡고 있다"고 할 정도로 고령의 신 총괄회장을 측근에서 보좌하고 있다.

신격호, 3명의 아내와 2남2녀

신 이사장은 신 총괄회장이 열여덟에 고향(경남 울주군 삼동면)에서 결혼한 고(故) 노순화씨에게서 났다. 신 총괄회장은 결혼 이듬해 신 이사장이 배 속에 있을 때 현해탄을 건넜다. 게다가 아내 노씨는 29세로 단명(短命)했다.

신 총괄회장은 일본에서 시게미쓰 하쓰코(重光初子·88)씨와 결혼했고, 연년생으로 동주·동빈 형제를 낳았다. 하쓰코씨의 외삼촌은 1930년대 주중 일본 대사를 지낸 사람이었다. 신 총괄회장이 일본에서 성공한 데에는 처가 인맥 덕을 봤다는 얘기도 있다. 하쓰코씨는 지금도 일본 도쿄에 살고 있고, 신 총괄회장이 2012년까지 일본과 한국을 한 달씩 오가며 '셔틀 경영'을 할 당시, 일본에서는 하쓰코씨와 함께 지냈다.

신 총괄회장에게는 세 번째 아내도 있다. 1977년 미스롯데 출신인 서미경(55)씨로, 서씨와의 사이에 막내딸인 신유미(32) 롯데호텔 고문을 뒀다.

이렇게 복잡한 가족사(史)를 가지고 있지만 신 회장은 자신이 가진 회사 지분을 주로 동주·동빈 형제에게 승계했다. 장녀인 신 이사장이 가진 계열사 지분은 미미하다. 신 이사장은 남동생들이 각각 13% 이상 보유하고 있는 그룹 주력 계열사 롯데쇼핑 주식을 고작 0.74% 가지고 있다. 유미씨 역시 롯데푸드 지분 0.33% 외에는 주요 계열사 지분이 거의 없다. 롯데그룹 고위 관계자는 "남성 중심적 성향이 강한 신 총괄회장이 딸들에게는 작은 계열사조차 물려줄 생각을 전혀 하지 않으셨던 것 같다"고 말했다.

동주·영자 '남매 동맹'

신 총괄회장은 동주·동빈 형제에게 후계 경쟁을 시켰다. 두 형제에게 한국과 일본 주요 계열사의 주식을 거의 비슷하게 나눠 갖게 하고, 각각 일본과 한국 롯데를 맡아 경쟁하도록 했다. 이 경쟁 구도는 작년 말 동주씨가 그룹 내 모든 직책에서 해임되면서 승부가 났다. 신 총괄회장은 한국 롯데를 일본 롯데의 20배 이상으로 키운 차남을 후계자로 선택했다. 동빈씨가 양국 롯데를 총괄하도록 한 것이다.

동주씨는 모든 직위를 잃은 뒤, 한국을 찾아 아버지와 누나를 찾아다니며 여러 차례 읍소했다. 2012년 롯데면세점 사장에서 물러나면서 계열사 한 곳의 경영권도 갖지 못하게 된 신 이사장은 비슷한 처지에 있는 신 전 부회장을 동정했던 것으로 보인다. 재계 고위 인사는 "장남인 동주씨가 일본까지 빼앗기고, 동빈씨가 독식(獨食)하게 된 데 대해 동병상련(同病相憐)을 느끼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혼맥 엇갈린 형제

동주·동빈 형제는 같은 어머니를 둔 연년생 형제지만 여러 면에서 대조적이다. 동주씨는 가녀린 귀공자 스타일에 감성적 성격을 가졌고, 동빈씨는 당당한 체구에 적극적인 성격을 지녀 판이한 스타일이다. 롯데그룹의 한 임원은 "한·일 롯데를 나눠 경영할 때에도 둘은 그리 살갑지 않았고 드러내지는 않아도 경쟁심이 뜨거웠다"고 전했다.

형제는 혼맥도 엇갈린다. 동빈씨는 1985년 일본 대형 건설사인 다이세이(大成)건설 부회장의 딸인 시게미쓰 마나미(大鄕眞奈美)씨와 결혼했다. 주례는 후쿠다 다케오 전 총리가 맡았고, 나카소네 야스히로 당시 총리 등 일본 전·현직 총리가 3명이나 하객으로 참석했다. 반면, 신동주 전 부회장은 동생보다 7년 늦은 1992년 서울 롯데월드예식장에서 재미 교포 사업가의 딸인 조은주씨와 결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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